이민호가 인생곡선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아직도 배우 이민호가 어느 날 갑자기 만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성공으로 벼락스타가 된 것으로 아는 이들이 있을까? 오늘의 이민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톱스타다. 스타로서의 독보적 존재감은 그의 나이 23세, 지난 2009년 만난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줄곧 굳건했다. 여기에는 나름의 비결이 있다. 바로 '꽃보다 남자'를 만나기 전 이미 경험한 인생의 굴곡으로 다져진 깊은 내공이다.
이민호의 인생곡선을 살펴보자. '꽃보다 남자' 이후로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그 과거를 살펴보면 슬럼프의 시절도 있었다. 특히 그가 인생의 가장 큰 고비로 꼽은 사고는 20세 때인 지난 2006년 당한 교통사고. 당시 이민호는 오른쪽 허벅지 뼈가 부러지고 발목뼈가 으스러지는 등, 무려 1년을 병원에 누워있어야 할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사에게 충격적인 진단을 들었을 정도로 당시 이민호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사고로 인한 신체적 부상은 물론, 심적 고통은 그가 바닥까지 내려버린 그래프 곡선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민호는 이 사건 당시에 대해 "인생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이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고,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있었을 뿐이었으니까요"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이미 고등학교 때인 18세 무렵 연기공부를 시작해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던 이민호는 사고 이후 절친한 친구 정일우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뜨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창 오디션을 보고 있었던 이민호는 당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나름 성공이 예견된 스타였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은 그 역시 출연이 거론됐던 작품. 하지만 사고로 인해 출연은 무산됐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 보였다. 인간이기에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적잖게 마음고생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해준 것은 '긍정의 힘' 이었다.
충격을 어느 정도 수습한 이민호는 이대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과 대화를 통해 계속해서 마인드컨트롤을 해갔다. 특히 그 시절 읽었던 스펜서 존슨의 ‘선물’이라는 책이 큰 도움이 됐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그는 차근차근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이민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그가 직접 그린 인생곡선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교통사고를 간신히 극복하고 출연하게 된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는 사실 8회 만에 조기 종영된 비운의 드라마다. 그럼에도 이민호는 이것을 불운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된 작품이고 배움이 된 작품입니다"고 말한다.
# 마침내 스타로 우뚝 솟다, '꽃남'을 만난 이민호
그런 긍정적인 태도로 인생의 큰 위기를 극복한 이민호, 23세 드디어 그의 인생을 바꾸게 해준 '꽃보다 남자'를 만나고 만다. 엄청난 열기였다.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은 20%를 돌파했다. 드라마나 이민호와 관련된 지극히 사소한 뉴스까지도 화제로 이어졌다. 데뷔 이후 '꽃보다 남자'에 이르기까지 한 편의 CF도 찍은 적 없던 그가 방송 2주 만에 쏟아지는 CF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혹시 그때 '꽃남'을 안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 해본 적이 있긴 해죠. 아마 조연으로 몇 작품 더 하다가 지금쯤에는 주연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정도의 생각이죠."